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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ntre 직선과 곡선의 만남, 그 접점 2021.6.24

2009년 온라인, 2010년 오프라인 서점을 열고 국내 소형 출판사나 아티스트 개인이 제작한 독립 출판물과 아트북을 소개해온 유어마인드 이로 대표. 서점 운영과 동시에 동명의 출판사에서 일러스트레이션, 만화, 요리, 사진 분야의 책을 평균 두 달에 한 권 발간하고, 1년에 한 번 열리는 독립 출판계의 가장 큰 축제 ‘언리미티드 에디션-서울아트북페어’를 10년째 기획, 운영하고 있다. 수많은 독립 서점이 생겨났다 사라지길 반복하는 동안에도 묵묵히 정체성을 지키며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해온 그에게 서점이란, 독립 출판이란 과연 무엇일까? 7~8년 동안 서교동에서 한자리를 지키다 2017년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겨 유어마인드의 새로운 시즌을 다듬어가고 있는 이로 대표를 만났다.





2009년 온라인 서점 유어마인드를 열고 이듬해 바로 오프라인 서점을 열었어요. 디지털 매체가 화두이던 시절에 서점이라는 아날로그 플랫폼을 선택한 계기가 뭔가요?


2009년 어느 날, 지금 서점을 함께 운영하는 모모미 씨와 같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서점을 열자. 이름은 유어마인드가 좋겠다. 집에 들어가 도메인의 주인이 없으면 그것으로 하고, 이미 누군가 사용하고 있다면 다른 이름을 생각해보자’고 정했어요. 굉장히 빠르고 자연스럽게 모든 일이 진행됐죠. 당시 저와 모모미 씨는 각자 얇은 책을 만들고 있었는데 판매할 곳이 마땅치 않아 늘 고민이었거든요. 당시 개인 홈페이지에서 판매하자니 지인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고, 카페나 서점에 유통하려니 독립 출판물의 뼈대나 형태가 허약해 망가지기 쉬울뿐더러 열람용으로 치부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비슷한 약점과 고민을 가진 책을 모아 소개하면 좋겠다 싶어 시작한 게 유어마인드예요.





‘유어마인드’는 어떤 의미예요?


모모미 씨와 함께 돌아다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일종의 폐쇄성을 느낀 적인 좀 있었어요. 주인장의 취향에 공감하지 못하면 상점에서 배제되는 느낌을 종종 받았는데 그게 상점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했을 때 과연 좋은 태도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차피 저희 서점도 다루는 내용으로 보면 굉장히 폐쇄적인 ‘마이 마인드My-mind’로 흘러갈 수밖에 없을 텐데, 그렇다면 이름만이라도 찾아오는 사람에 대해 가능한 한 개방적인 의미로 짓자고 해서 나온 이름이에요. 이름에 ‘북스’, ‘북’, ‘서림’, ‘서점’ 같은 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책 자체에만 한정시키기보다 책에서부터 시작되는 추가적인 활동을 펼치는 데에도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대형 서점과 달리 자신만의 색을 가진 다양한 독립 서점이 몇 년 전부터 많이 생겼습니다. 이들과 차별되는 유어마인드만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최대한 여러 가지를 동시에 산만하게 보여주지만 그걸 다 합치면 유어마인드가 되는 것이 중요해요. 서점뿐 아니라 출판사, 언리미티드 에디션, 개인 작업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입니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다 보면 시너지를 일으키기보다 오히려 서로에게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열기 한 달 전이면 서점은 완전히 마비 상태가 되죠. 모든 걸 완벽하게 마무리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덩어리가 되는 것이 저희에게는 정말 중요합니다. 이런 것이 쌓여 어느 정도 지속성도 생기는 것 같고요.